[성명서]의사들에게 진찰거부 외에는 답이 없다!  
글쓴이 전의총  날짜 2012년 01월 05일

의사들에게 진찰거부 외에는 답이 없다!


지난 달 30일, 민주통합당 최영희 의원 등이 발의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법률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었다.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극대화된 상황에서 소위 ‘도가니법’이라며 관심을 모았던 이 법안은 속성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 개정된 법률의 내용을 살펴보면 과연 이 나라 국회의원들에게 법의 제정을 맡겨도 좋을 것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졸속으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의료인으로서 이 개정법률은 절대 수용할 수 없는 법이다. 


1. 앞뒤가 안맞는 원안이 그대로 통과되었다.
졸속으로 만들어진 이 악법은 국회에 올라온 이 법률개정안의 원안을 살펴보면 제안의 이유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취업제한 대상에 의사와 일명 ‘학습지 교사’를 추가하는 등 성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자 함”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법률개정안에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뿐 아니라 성인대상의 성범죄도 포함되어 있다. 즉 아동·청소년 뿐 아니라 어떠한 형태의 성범죄로도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의료인은 그 형 또는 치료감호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부터 10년 동안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의료기관에서 취업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2. 형량에 무관하게 처벌하는 엉터리 법이다.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의료인은 형량의 경중 없이 무조건 성범죄와 관련하여 형을 선고 받으면 의료인으로서의 지위를 10년간 잃도록 되어 있다. 즉 가벼운 벌금형만 받아도 10년간 취업이나 개업이 불가능한 것이다. 면허를 가진 전문직 의료인이 자신의 면허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곧 경제적 활동을 중지하라는 뜻이며 사망선고와 다를 바 없다. 도대체 대한민국 그 어느 국민이 벌금형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로 인해 10년간 그 자격을 정지받고 경제적 사망선고를 받는다는 말인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것을 허용 받는 의료인의 면허가 국회의원들에게는 그리도 가볍게 보인다는 말인가.

3.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이번 개정법률안의 통과로 인해 벌금형에 해당하는 성인대상의 성범죄를 저지른 자의 직업이 변호사인 경우 벌금형으로 끝나지만, 그 자의 직업이 의사라면 벌금형의 처벌 외에 10년간 면허가 정지되는 처분을 받게 되었다. 이런 불평등이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우스꽝스러운 법의 통과는, 국회의원들 중에 변호사 출신이 많아 벌어진 일인가?

4. 의료인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았다.
다른 직업군에 비해 직업의 특성상 빈번한 신체의 노출이 일어나는 진료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들에게 보다 높은 윤리적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에 비례하여 의료인들은 그 반대의 위험, 즉 성범죄로 오인받을 위험에도 크게 노출되어 있다. 대법원은 당사자가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 성추행의 기준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것은 의사의 진찰의 행위로 인해 환자가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추행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번에 개정된 법률에 의하면 이러한 경우 의사는 10년간 그 면허가 정지되는 처분을 받게 될 것이다. 돈벌이 수단으로 의사의 진료행위를 성추행이라 주장하며 의사를 협박하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5. 진찰거부 외에는 답이 없다.
의료인에겐 자신을 보호할 아무런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진료의 과정에서 환자가 일방적인 성범죄를 주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다면 의료인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시용 카메라인 CCTV라도 설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법은 이조차도 규제하고 있다. 이제 의사들은 스스로의 면허를 지키기 위해 진찰을 거부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날이 오게될 것이다.


미국의 병원에서 일하게 된 어느 한국의사가 근무 첫날 병원으로부터 듣는 말은 "여러분은 존중과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말이라고 한다. 이것이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업을 행하는 의료인들에게는 고도화된 전문성과 윤리성이 필요하다. 그것은 의사 스스로 갖출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그 환경을 보장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정부가, 그리고 이 사회가 이렇게 의사 등 의료인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을 지속한다면, 의사들은 의사들의 가장 기초적인 진료행위인 진찰을 거부하는 것으로 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오로지 졸속의 악법을 만들고 결의한 몰지각한 국회의원들에게 있을 것이며 이 법률개정안을 찬성한 무능하기 짝이 없는 경만호 의협 집행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2012. 1. 5.
전국의사총연합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Read File
398 [성명/논평]   [성명서]경기도 선관위는 특정인의 선거운동.. 전의총 2019-07-26 41
397 [성명/논평]   [성명서]최대집 의쟁투 위원장님의 단식장을 찾아 .. 전의총 2019-07-04 92
396 [성명/논평]   [성명서]국민에게 막막과 갑질하는 국회의원은 필.. 전의총 2019-06-21 132
395 [성명/논평]   [성명서]의협의 수가협상은 ‘답정너’ 였다 전의총 2019-06-03 164
394 [성명/논평]   2019년5월전의총 운영위원 회의 전의총 2019-05-31 118
393 [성명/논평]   [성명서]차량 소유주가 韓方의 봉인가?자동차보험 .. 전의총 2019-04-26 443
392 [성명/논평]   [성명서]남의 잔칫집에가서 추악한 욕심을 드러낸 .. 전의총 2019-03-22 470
391 [성명/논평]   [성명서]말기 암 전문 한방병원의 행태에 경종을.. 전의총 2019-02-22 488
390 [성명/논평]   [성명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진찰료 인상 거.. 전의총 2019-01-30 543
389 [성명/논평]   [성명서] 보건복지부는 검증되지 않은 한방 행위에 .. 전의총 2019-01-09 827
388 [성명/논평]   [성명서] 언제까지 야만적인 진료실내 폭행 및 살.. 전의총 2019-01-03 986
387 [성명/논평]   [성명서]의사들이여 분노하라 전의총 2018-10-24 1527
386 [성명/논평]   의약분업을 당장 철폐하라 전의총 2018-07-12 3260
385 [성명/논평]   이제 국가주도의 약가 정책은 시정되어야 한.. 전의총 2018-07-10 2768
384 [성명/논평]   의사들은 분노한다. 이제 받은 만큼 되돌려 줄 .. 전의총 2018-07-05 2752
383 [성명/논평]   정부는 의사에게 진 빚부터 먼저 갚으라. 전의총 2018-06-11 3234
382 [성명/논평]   건강보험제도의 공급자에서 의사들은 제외하라. 전의총 2018-06-01 3180
381 [성명/논평]   [성명서] 강청희 공단 급여이사는 함부로 말하지.. 전의총 2018-05-26 3249
380 [성명/논평]   [성명서] 소위 시민단체라고 자처하는 자들에게 묻.. 전의총 2018-05-26 3153
379 [성명/논평]   [성명서] 한의사 협회는 범죄를 모의하는 단.. 전의총 2018-05-26 3035
 
12345678910
 
 
상임대표 : 이 수섭 | 이 동규 | 박 병호 이메일 : doctors@doctorsunion.or.kr
단체 고유번호 : 211-82-62392 | TEL : 02-717-7147 | FAX : 02-6442-7974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41, 403호(갈월동)